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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이를 데리고 6개월 이상 외국에 나가려는 부모에게
웅진서가 | 15.05.26 | 조회수 10,684
무엇이 튀어나올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의 마음은 불안함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외국으로 떠나는 아이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친구 하나 없고, 말도 안 통하는 낯선 외국에서 아이는 공황 상태에 빠지기 쉽다.
매년 이민으로 2만 명이, 조기 유학으로 1만 명이 해외로 나간다. 여기에 장기 연수자까지 합치면 매년 3만 명 이상이 해외로 떠나는 것이다. 이 중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전학을 준비하는 것만 해도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닌데 더군다나 해외라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2012년 나의 연구 년으로 우리 가족은 2년간 미국에 머물러야 했다. 당시 큰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 작은아이는 2학년이었다. 과연 두 아이가 미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떠나기 전부터 이런 고민이 내 발목을 잡았다. 그때부터 두 아이의 적응을 도와주는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기 유학과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자료는 있을지언정 아이의 심리와 행동을 읽고 도움을 주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오히려 2년간의 미국 생활이 거의 끝나가고 한국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면서부터였다. 돌아갈 생각을 하니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 과연 아이들이 한국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다시 닥쳤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래의 자리에 돌아가서 재적응하는 것도 아이에게는 중요했다. 결국 외국으로 떠나기 전부터 한국에 돌아와서 재적응하기까지 아이의 적응 과정을 짚어 보자는 결심이 들었다.

이 책은 ‘낯선 외국에서 아이가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엇나가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는 부모들을 위한 책이다. 미국에서 7학년(한국에서 중학교 2학년) 과정에 입학한 큰아이 지인이는 모든 것을 신기해하면서도 낯설어했다. 아이는 겁이 나고, 화나고, 막막한 자신의 마음을 하나하나 짚어 적었다.
‘내가 미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내 영어가 통할까? 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해.’
‘동양인이라고 날 무시하면 어떡하지.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아이가 떠나기 전에 품었던 불안한 마음부터 의사소통 문제,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 미국의 교육 체계, 정체성 등 아이가 외국 학교에 다니며 맞부딪히는 보편적인 문제 상황을 모두 담았다. 그리고 소아정신과 의사인 나의 경험을 가져와 아이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했다. 가능한 한 부모가 아이의 적응을 최대한 도울 수 있게끔 구체적으로 조언하고자 노력했다.
나 역시 소아정신과 의사이기 전에 부모다. 아이를 어떻게 잘 키울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 그런데 나처럼 부모이면서 소아정신과 의사인 사람은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때가 많다. 의사의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아이 심리와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모의 입장으로 돌아가 자식을 키운다면 이것이야말로 최상의 육아법일 것이다. 사람들은 소아정신과 의사는 자기 아이에게 그렇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 고백하건대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못하다. 솔직히 아이 키우는 이야기가 나오면 부끄러운 일이 너무 많아서 내가 소아정신과 의사라는 것을 숨기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외국에서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동안에는 시행착오가 더 많았다. 이 책에는 부모의 주관적 입장과 소아정신과 의사의 객관적 입장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좌충우돌하는 내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책을 읽는 부모들은 내 경험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는 한편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와 해외연수’는 책 《아이를 외국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면》(김재원, 김지인 지음/웅진서가)의 일부 내용을 발췌해 연재합니다. 서울대 소아정신과 교수 아빠와 중2 딸이 2년 동안 미국에 살며, 하나하나 겪고 함께 쓴 아이 적응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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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웅진서가
내용 무엇이 튀어나올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의 마음은 불안함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외국으로 떠나는 아이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친구 하나 없고, 말도 안 통하는 낯선 외국에서 아이는 공황 상태에 빠지기 쉽다.
매년 이민으로 2만 명이, 조기 유학으로 1만 명이 해외로 나간다. 여기에 장기 연수자까지 합치면 매년 3만 명 이상이 해외로 떠나는 것이다. 이 중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전학을 준비하는 것만 해도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닌데 더군다나 해외라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2012년 나의 연구 년으로 우리 가족은 2년간 미국에 머물러야 했다. 당시 큰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 작은아이는 2학년이었다. 과연 두 아이가 미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떠나기 전부터 이런 고민이 내 발목을 잡았다. 그때부터 두 아이의 적응을 도와주는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기 유학과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자료는 있을지언정 아이의 심리와 행동을 읽고 도움을 주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오히려 2년간의 미국 생활이 거의 끝나가고 한국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면서부터였다. 돌아갈 생각을 하니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 과연 아이들이 한국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다시 닥쳤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래의 자리에 돌아가서 재적응하는 것도 아이에게는 중요했다. 결국 외국으로 떠나기 전부터 한국에 돌아와서 재적응하기까지 아이의 적응 과정을 짚어 보자는 결심이 들었다.

이 책은 ‘낯선 외국에서 아이가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엇나가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는 부모들을 위한 책이다. 미국에서 7학년(한국에서 중학교 2학년) 과정에 입학한 큰아이 지인이는 모든 것을 신기해하면서도 낯설어했다. 아이는 겁이 나고, 화나고, 막막한 자신의 마음을 하나하나 짚어 적었다.
‘내가 미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내 영어가 통할까? 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해.’
‘동양인이라고 날 무시하면 어떡하지.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아이가 떠나기 전에 품었던 불안한 마음부터 의사소통 문제,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 미국의 교육 체계, 정체성 등 아이가 외국 학교에 다니며 맞부딪히는 보편적인 문제 상황을 모두 담았다. 그리고 소아정신과 의사인 나의 경험을 가져와 아이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했다. 가능한 한 부모가 아이의 적응을 최대한 도울 수 있게끔 구체적으로 조언하고자 노력했다.
나 역시 소아정신과 의사이기 전에 부모다. 아이를 어떻게 잘 키울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 그런데 나처럼 부모이면서 소아정신과 의사인 사람은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때가 많다. 의사의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아이 심리와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모의 입장으로 돌아가 자식을 키운다면 이것이야말로 최상의 육아법일 것이다. 사람들은 소아정신과 의사는 자기 아이에게 그렇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 고백하건대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못하다. 솔직히 아이 키우는 이야기가 나오면 부끄러운 일이 너무 많아서 내가 소아정신과 의사라는 것을 숨기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외국에서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동안에는 시행착오가 더 많았다. 이 책에는 부모의 주관적 입장과 소아정신과 의사의 객관적 입장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좌충우돌하는 내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 책을 읽는 부모들은 내 경험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는 한편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와 해외연수’는 책 《아이를 외국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면》(김재원, 김지인 지음/웅진서가)의 일부 내용을 발췌해 연재합니다. 서울대 소아정신과 교수 아빠와 중2 딸이 2년 동안 미국에 살며, 하나하나 겪고 함께 쓴 아이 적응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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