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카페 새시대교수법 즐겨찾기 0
인터액티브 강의 기술
조벽교수 | 05.07.29 | 조회수 5,892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미시간공대 교수들의 강의를 평가하면서 이상하다고 느낀 점이 있습니다. 미국 강의실에서 교수님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이

"Do you have any questions?"(질문 없읍니까?")
또는 "Do you understand?" (알아 들었습니까?)입니다.

이런 질문을 한 교수님은 대체로 세 종류로 구분됩니다. 질문한 다음 아무

대답이 없자 "학생들이 다 알아 들었군"하면서 흐뭇해 하는 교수님, 미심쩍지만 할 수 없다는 떨떠름한 표정을 하는 교수님, "어이쿠, 다행이다" 안심하면서 다음 주제로 재빨리 넘어가는 교수님.

흐뭇해 하는 교수님은 대개 풋내기 신임 교수님입니다. 학생들의 무반응이 강의에 관심이 없다는 표시일 수도 있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강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미심쩍어 불편해 하시는 교수님은 적어도 교수의 본분을 지키려는 양심적인 교수님입니다. 다음 주제로 재빠르게 넘어가는 교수님은…글쎄요…

사실 이 두 질문은 교수님들이 가장 자주 하면서도 또한 학생들로부터 반응(대답)을 가장 얻지 못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수님들은 이와 같은 질문을 수시로 반복합니다. 교수님의 질문에 반응이 없는 데에는 여러 종류의 원인이 가능합니다. 반응을 얻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학생들이 대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을 한다.

질문이란 그냥 말끝을 올려서 상대로부터 대답을 요구하는 문구라는 생각은 매우 초보적인 인식입니다. "질문"에는 대답의 여부, 교육 목적, 문답 대상 등 삼차원적 요소가 있습니다. 어떻게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참여를 유발할 수 있고, 억누를 수도 있습니다.

(2) 도전적이지만 무비판적인 질문을 한다.

학생들이 정말로 강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였기 때문에 반응이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강의 내용이 과연 학생들의 수준에 적합했는지, 또는 그들의 지적 발달에 기여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따라서 질문은 학생들의 호기심과 도전 의식을 자극해야 합니다. 그러나 차갑게 따지거나 꾸짖는 투가 아니고 따스함이 느껴지도록 해야 합니다.

(3) 학생들의 무반응을 용납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무반응에 대한 교수님의 무반응이 강의실의 기본 분위기를 무반응으로 정착시키게 합니다. (말이 조금 꼬여서 죄송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학생들의 무반응은 학생들이 무반응이 용납되는 학교 분위기에 익숙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응(대답)을 아예 바라지 않은 질문은 될 수 있는 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소크라테스식 질문이나 rhetorical question(수사의문)은 예외가 될 테지요?

(4) 강의 목적을 뚜렷하게 제시한다.

강의 목적이란 강의 주제만를 뜻하지 않습니다. 강의 목적에는 학생들이 어떤 주제의 강의를 들은 후,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강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교수님께서 "질문 없습니까?"하면 학생들의 머리 속은 벙~할 것입니다. "교수님의 강의가 재미는 있었는데…뭔가 많은 내용을 전달 받긴 했는데…그 내용이 전부 다 똑같이 중요하지는 않았을 거고… 도대체 내가 무엇을 건졌어야 하는가?" 강의 목표는 학생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끔 하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다음 호에는 위 네 가지 방법을 하나씩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Peck Cho
star heart
조벽교수 님의 게시글 모음
  • 총 게시물 수
  • 추천 받은 수
  • 신고 받은 수
  • 신고한 글 수
추천받은 게시글 (최근 3개월)
추천1
신고
작성자조벽교수
내용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미시간공대 교수들의 강의를 평가하면서 이상하다고 느낀 점이 있습니다. 미국 강의실에서 교수님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이

"Do you have any questions?"(질문 없읍니까?")
또는 "Do you understand?" (알아 들었습니까?)입니다.

이런 질문을 한 교수님은 대체로 세 종류로 구분됩니다. 질문한 다음 아무

대답이 없자 "학생들이 다 알아 들었군"하면서 흐뭇해 하는 교수님, 미심쩍지만 할 수 없다는 떨떠름한 표정을 하는 교수님, "어이쿠, 다행이다" 안심하면서 다음 주제로 재빨리 넘어가는 교수님.

흐뭇해 하는 교수님은 대개 풋내기 신임 교수님입니다. 학생들의 무반응이 강의에 관심이 없다는 표시일 수도 있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강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미심쩍어 불편해 하시는 교수님은 적어도 교수의 본분을 지키려는 양심적인 교수님입니다. 다음 주제로 재빠르게 넘어가는 교수님은…글쎄요…

사실 이 두 질문은 교수님들이 가장 자주 하면서도 또한 학생들로부터 반응(대답)을 가장 얻지 못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수님들은 이와 같은 질문을 수시로 반복합니다. 교수님의 질문에 반응이 없는 데에는 여러 종류의 원인이 가능합니다. 반응을 얻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학생들이 대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을 한다.

질문이란 그냥 말끝을 올려서 상대로부터 대답을 요구하는 문구라는 생각은 매우 초보적인 인식입니다. "질문"에는 대답의 여부, 교육 목적, 문답 대상 등 삼차원적 요소가 있습니다. 어떻게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참여를 유발할 수 있고, 억누를 수도 있습니다.

(2) 도전적이지만 무비판적인 질문을 한다.

학생들이 정말로 강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였기 때문에 반응이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강의 내용이 과연 학생들의 수준에 적합했는지, 또는 그들의 지적 발달에 기여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따라서 질문은 학생들의 호기심과 도전 의식을 자극해야 합니다. 그러나 차갑게 따지거나 꾸짖는 투가 아니고 따스함이 느껴지도록 해야 합니다.

(3) 학생들의 무반응을 용납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무반응에 대한 교수님의 무반응이 강의실의 기본 분위기를 무반응으로 정착시키게 합니다. (말이 조금 꼬여서 죄송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학생들의 무반응은 학생들이 무반응이 용납되는 학교 분위기에 익숙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응(대답)을 아예 바라지 않은 질문은 될 수 있는 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소크라테스식 질문이나 rhetorical question(수사의문)은 예외가 될 테지요?

(4) 강의 목적을 뚜렷하게 제시한다.

강의 목적이란 강의 주제만를 뜻하지 않습니다. 강의 목적에는 학생들이 어떤 주제의 강의를 들은 후,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강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교수님께서 "질문 없습니까?"하면 학생들의 머리 속은 벙~할 것입니다. "교수님의 강의가 재미는 있었는데…뭔가 많은 내용을 전달 받긴 했는데…그 내용이 전부 다 똑같이 중요하지는 않았을 거고… 도대체 내가 무엇을 건졌어야 하는가?" 강의 목표는 학생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끔 하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다음 호에는 위 네 가지 방법을 하나씩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Peck Cho
신고사유 선택
취소 신고
즐겨찾기
관심기관